어떤 관심
할 말을 간결하고도 힘 있게 하는 일이란, 또 그것을 한 장면으로 압축해 내보이는 일이란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던가. 그 어려운 걸 하느라 머리 쥐어짜는 사람들이 노조에 많다. 말이 길지 않아야 한다. 펼쳐낸 그림이 식상하면 안 된다. 누구나 다 알고 바라는 것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벽이 높다. 짧게 하겠다로 시작하는 모든 발언은 길었다. 오늘도 내일도 길에 설 일이 밀려드니, 불타던 창작열은 장맛비처럼 쏟아붓는 봄비에 빠르게 식었다. 땔감은 푹 젖었다. 용케 마른 광장에 기자들 잔뜩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는 걸 보니, 최저임금의 계절이다. 다양한 요구를 배달통에 넣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 오토바이 시동을 건다. 갈림길에서 적용대상 확대와 대폭 인상을 새긴 길로 거침없이 달린다. 뒤로 현수막 든 사람들이 구호를 외친다. 딱 한 장, 힘 있고도 메시지를 담은 장면을 찾느라 분주했던 기자들은 이 즈음 골치가 아파진다. 때때로 허둥댄다. 누군가는 마음 급해 한 번 더를 외친다. 어느 하나 뺄 것 없어 늘어놓은 장면들은 사진과 친하지 않아 더 그랬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고, 핵심이 무언지를 파악하고 강조하라는 얘기를 어느 앞자리에서 하곤 하는데, 매번 헤매기는 마찬가지다. 사진 한 장이 늘 어렵다. 기자회견 한 번이 또한 그럴 테다.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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