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은 번진다
무노조로 유명했던 어느 회사 노동조합 집회 무대에 최근 유명해진 머리 반짝이는 디제이가 올라 전자음악 박자를 가지고 놀았다. 거기 참가자 누구라도 부처핸섬, 손 쭉 뻗고 펄펄 뛰어가며 호응했으니, 평일 낮 빌딩 숲 사잇길이 이상하게 흥겨웠다. 뛰고 노는 사이사이 외친 노동존중 구호가 이상하지 않았다. 우렁찼다. 골목골목 쿵쾅쿵쾅 흥이 번졌다. 사회 보다 잠시 내려온 저이도 끼를 숨기지 못해 소리치며 방방 뛴다. 행사 진행 걱정 많아 굳은 표정 옆자리 사람들에게 그 웃음이 금세 번진다. 이게 뭔가 싶어 당황한 표정의 기자들도 결국엔 슬쩍 웃고 만다. 웃음은, 흥은 과연 힘이 세다. 한 자리 모여 비로소 힘을 가진 사람들이 노조 깃발 높이 올려, 손 하늘 위로 높이 올려 기세 좋게 출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