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누구보다 크게 윤석열 정권 퇴진과 사회연대를 강조하는데도 일상의 공론장에서는 밀려난 이들을 매일노동뉴스가 만났습니다. 바로 [광장을 지키는 미조직 여성] 기획인데요. 또 2030여성과 정치성향이냐고요? 아닙니다. 남성의 얼굴을 한 노조와 미조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왜 지금, 미조직 여성에 주목하게 됐나요?
🎤시의적으로는 당연하게도 계엄 이후 응원봉으로 시각화된 광장 때문이었습니다. 다만 매일노동뉴스는 이전부터 여성의 약자성을 주의 깊게 살펴왔고, 저는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노동약자 지원법으로 촉발된 미조직 노동자의 약자성에 관심을 기울여 왔습니다. 광장에 나가서 취재를 해보니 이 둘이 결합된, 그러니까 정말 찾기 힘든 그 취재원들이 거기에 모두 모여 있었습니다. 문득 이들의 이야기는 왜 광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떠올라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2030 여성 인터뷰이 선정한 기준이 궁금해요.
🎤고민이 있었습니다. 광장에 있는 소수자가 여성만은 아니었고, 성소수자와 장애인 등 다양한 정체성들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청년여성만을 공론장에서 배제된 소수로 호명하는 것은 또 다른 미디어의 배제가 아닐까 하는 고민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청년남성은 어디 있느냐 같은 언론보도를 보면서 지금은 광장의 소수성을 나열·전시할 때가 아니라 청년여성의 미조직 노동자로서의 어려움을 보다 깊게 드러내야 할 때라고 생각해 프리랜서, IT노동자, 학원강사(전) 등 미조직 노동자로 섭외했습니다. 나이는 청년여성에 부합하는 2030으로 정했습니다. 

노조가 남성의 얼굴을 하고 있다고 말이 강렬하게 다가왔어요. 
🎤노조는 '남초' 집단이고 간부급으로 올라갈수록 성비는 더 심각합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노동인권 강화가 곧 여성인권의 강화를 담보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현대중공업지부의 사건에서 확인했듯이 노조 내부의 여성에 대한 백래시는 차고 넘칩니다. 남성의 얼굴을 한 노조, 그것은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사실의 서술이었습니다.

노조에서 여성 의제가 장식품으로 취급되는 이유는 일터에서의 성별 위계와 차별을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와도 맞닿아있습니다. 일터에서 성차별을 공론화하는 주체로서 '노조'가 적절한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
🎤보험설계사, 청소노동자처럼 '9 to 6'가 아닌 비정형 여성들이 노조를 만든 경험을 듣다보면 드디어 시민성을 획득했다는 자각과 마주합니다. 노동자성에 대한 자각이라고 활동가들은 설명하겠지만 저는 여성의 자기주체성 자각이라고도 생각합니다. 미디어가 그리는 차별적이고 관습적인 여성이 아니라 스스로 힘을 가진 여성임을 자각하는 것이요. 왜냐면 일터는 성별 위계적이기 때문에 노조를 만들어 쟁의를 하는 것이 노동자성 획득이면서 동시에 여성의 정치적 주체성 자각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러한 조합원이 늘면 의제의 무게감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물론 점진적이라는 한계가 있겠지만요. 

광장을 지키는 미조직 여성, 그 다음 페이지는?
🎤임세웅 기자가 다른 기자들과 팀을 꾸려 여성의날 기획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3년 '노조하는 여자들' 2024년 '저임금에 갇힌 여자들'에 이어 올해는 '정치하는 여자들(가제)'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2030 여성 집단은 단일하진 않지만, 분명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하는 집담회를 준비 중입니다. 노동·퀴어·영페미가 그 주인공입니다.

“중국산 싸구려 김치에 고춧가루, 반찬도 전부 기성품 사다가 끓이거나 튀기는 게 전부예요. 그냥 멀건 미역국에 밥맛도 그냥 그렇고. 매일같이 이렇게 먹다가 건강이 남아날까 싶은데, 오후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먹는 거죠. 그게 아니면 누가 저렇게 먹겠어요.”
시화공단 식당 사장님의 고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