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잎과 눈발이 함께 휘몰아쳤던 4월의 두 번째 주말이 지나갔습니다. 서울에 4월 눈이 내린 건 81년 만이라고 합니다. 님은 그날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지만 4월은 저에게 유독 죽음을 자주 떠올리게 하는 달입니다. 벚꽃이 흐드러질 무렵이면 세월호가 가라앉던 순간이 유난히 또렷하게 떠오릅니다. 10년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가슴을 짓누릅니다.
4월은 산재로 희생된 노동자들을 기억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거리에서는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4월 28일은 '산재노동자의 날'이 처음으로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어, 국가 차원의 공식 추모 행사가 열릴 예정입니다.
매일노동뉴스에서 기사를 쓰다 보면, 문장의 주어가 고인이 되는 경우를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이번 뉴스레터만큼은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지난 11일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로 실종된 포스코이앤씨 소속 50대 노동자가 무사히 구조되었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주의 표지]
그래도 봄이라고
봄이라고, 물가 늘어선 키 큰 나무들에 초록 새잎 돋는다. 높은 데 올라 싸우는 사람들이 내려올 줄 몰라 하염없이 새소식 기다린다.